마음이 쉰 2시간.

10시까지 야근을 하고 집에 오자마자 쓰레기 분류를 하고 방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했다. 엄마 직무교육 끝나고 오시면 설거지거리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 반, 깨끗이 치워놓고 정돈하고 싶었던 마음 반.

관계에 지쳐있었고 힘들어했던 시간을 보내고 느릿느릿 나를 정화하듯 설거지를 하는데 아빠가 유투브로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공연 실황을 연속재생하신다.

처음엔 모든 노래가사가 마음을 콕콕 찔러서 설거지에만 집중하고 있었지만 공연실황-마이클잭슨 billy jean, 안드레아보첼리, 사라브라이트만 time to say good bye 과 박기영의 넬라 판타지아가 나오자 잔잔한 울림과 편안함이 느껴졌다.

목적없는 행위를 해 본 게 언제였더라.  
노력하지 않아도, 일부러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들을 해 본지 얼마나 되었는지.
시계없이, 시간표없이 살아본 게.

항상 목표가 있었고 시간은 그것을 위해 쓰여져야했고 일은 일을 만들고 쌓인 일들을 발견하고는 죄책감을 가지는.

어렸을 때 할머니와 지루박을 추던 시간,
빙글빙글 어른들 흉내를 내며 돌고,
젓가락으로 상을 두드리며 박자를 맞추고,
저녁에는 항상 음악이 흘러넘쳤던 우리집 거실이 떠올랐다.

아빠, 고마워요.
밤이라 크게 틀면 안된다고만 해서 미안해요.
우리 가끔 옛날처럼 아빠가 좋아하는 음악 크게 틀고 지내요.
우리 많이 이렇게 지내요.






결혼식

남의 결혼식을 보는 게 이렇게 마음이 헛헛한 일인지 한살한살 먹으면서 더 많이 느껴진다.

결정되지 않은, 결정할 수 없는 내 상황에서 남이 용기있게 결정하고 즐거운 모습으로 서로 의지하면서 걸어가는 모습을 액자밖의 사람처럼 우두커니 보는 느낌은... 내가 혼자 있음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한다.

즐겁게 웃으며 축하의 말을 건네지만 아직 숙제를 하지 못한 자와 숙제를 마친 자의 경계에서 마음이 더욱 쓸쓸해 집에 돌아오면 참 멍하니.. 뭘하면 좋을까 생각한다.

이제 남의 결혼식 가는 걸 좀 줄여야겠다...

초미세먼지의 장점 일상

목과 눈의 통증, 가슴 답답함, 복식호흡 불가 ㅠㅠ 상태에서... 초미세먼지의 장점은 뭐가 있을까 떠올려보니

1. 평소 느끼던 자연, 환경의 소중함! ㅠㅠ

출근하기 힘들다고 징징댔던 아침의 산뜻한 공기와 햇살, 이제 일찍 인나서 운동할게요 돌아와주세요 제발..

2. 위아더월드

중국이고 나발이고 위아더월드라서 우린 서로 돕고 배려하면서 살고, 후대에 물려줄 유산을 겸손한 자세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번에 환경교육 들으면서 쓰레기섬 사진 보고 그랬더니 더 슬프고 절박해져서 소비를 조심하면서 내 나름의 자연보호를 하려고 하고있는데..

비라도 와주세요 힘들어요.. ㅠㅠ

전시 <Paper, Present>

18.2.10.

바람이 찼던 골목길을 돌아들어가니 미술관 앞에 우르르 몰려 서있는 수십명.
아마도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아래와 같은 예쁜 사진들, 그리고 나를 위한 '선물' 이라는 문구를 보고 그렇게들 몰려왔던 듯.



안으로 들어가니 팬카페 정모수준으로 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맞이해서 예쁜 전시를 즐기기 위해 기다리고 있더라. 역시 조용히 전시를 즐기려면 아침 일찍 왔어야 했어...

시간이 돈만금 귀하니까 대림미술관 회원 현장할인을 포기하고 소셜로 표를 바로 결제하니 즉시 입장.

예쁜 전시는 맞지만 사람에 밀려 다니는 형태로 남의 셀카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애쓰다보니... 더 조용하고 생각할 수 있는, 또는 관람객 관리가 잘 되는 전시를 봐야겠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도 그 중 생각하게 만드는 몇 가지 포인트들이 있었는데


이 전시에서 가장 예쁜 장면은 뭘까, 뭘 남겨갈까 생각하면서 남겨온 것들.
부드러운 색감과 부유하는 듯한 느낌들. 천장을 올려다보면 하늘에 둥둥 떠있는 느낌이 들어 비현실적이고 좋았다.

1층에는 굿즈샵이 있었는데 다른 전시의 굿즈도 같이 진열되어 있었고 냉장고 자석 등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종이로 만든 굿즈 치고 가격대도 좀 있었다.

전시 관람 후에 광화문 교보, 파리크라상에서 산책 겸 휴식을 마치고 돌아왔다. 파리크라상 참 맛있다. ㅋㅋ

다음엔 평일 오전에 가는 걸로...

happy birthday, 피아졸라 내가 좋아하는 것

스톰프뮤직에서 기획한 피아졸라 생일공연에 다녀왔다. 2월에 우연히 티켓오픈을 뒤늦게 확인하고! 예매해두었었다.

나는 버스를 눈앞에서 놓쳐서 자주 공연에 늦는다. 오늘도 역시 15분 가량 늦었지만 도착했을 때는 해설타임으로, 입장이 가능했다.

공연을 보면서... 급하게 오느라 여유가 없었지만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사진 몇방과 바나나브레드와 함께 돌아왔다.

그리고 사무실 출근, 커피와 빵, 이 시간...
평화로운 시간이지만 몸과 마음이 내일의 활동을 위해 쉴 시간.

요즘 일도, 사람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 혼자 있고만 싶어서 번뇌가 많았다.
눈앞의 행복을 잡기 위하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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